두물머리 초감도 프로젝트 파빌리온

2016 두물머리 '자연패턴' 흙 공간 디자인 워크 캠프_ 캠프 준비 편

 

 

두물머리의 흙은 참 신기해요. 보드라워요. 

그래서 사람들과 흙으로 만나고 싶었어요. 

농부들이 농사 짓던 곳이었고 맨발로 밭일을 했던 곳이었다고 해요.

그렇게 흙을 밟고 있으면 발 호강해서 좋겠다는 소리를 듣곤 했답니다.

그 곳에서 흙으로 공간을 디자인 해보고 직접 만들어 보는 캠프가 열렸습니다.

공간을 디자인하는 과정이 주변의 풍경과 생태계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홀로 높아지기 보단 풀처럼 여럿이 연결되어 넓혀가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그림
공간 풍경 스케치
그림2
공간을 상상해보며,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상상해보며  

 

그림3
퍼져나가는 모양새 스케치 

 

총 5일 간의 흙공간 디자인 워크 캠프를 준비하면서 기술적으로 탄탄하기보다는

완벽하지 않아도, 과정 내내 흙을 충분히 만져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의 문턱을 얕게 낮추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흙 공간 만들기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두물머리의 흙에 대해 관찰을 했어요. 얼마나 단단하게 뭉쳐지는지 모형들을 만들어 보았어요. 

지표분석지표분석

두물머리 흙은 거의 모래에 가까운 성질을 띠고 있었어요. 하지만 잘 굳고 갈라짐도 심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미리 한번 만들어 보았던 이유는, 흙 공간을 만들 때 두물머리 흙과 황토 혹은 석회를 얼마나 섞어야 할 지  

비율을 가늠해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인터넷으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흙에 대한 자료들을 보면, 

이 비율이 공식 처럼 나와 있어요. 하지만 흙의 상태와 성질은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관찰한 바에 따라

비율을 달리 해도 좋답니다.

 

흙으로 지표 관찰을 진행하는 동안, 공간이 만들어 질 현장을 둘러봅니다.

볕이 드는 곳인지, 그늘이 지는 곳인지. 주변엔 어떤 나무들이 있는지. 사람들이 오가며 쉴 수 있는 곳인지.

줄자를 가져가도 좋고요, 자기 몸으로 앉아 있기도 해보고 서 보면서 공간을 이리저리 상상해 봅니다.

 

장소선정
공간에 쏙 들어가 보기 
공간관찰
앉았을 때 어떤 풍경이 보일까?

 

캠프를 통해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기 전에 여러 기법을 담아, 샘플 공간을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흙 작업은 신기하게도, 곡선이 자연스럽게 떠올라요. 나무 작업과는 달리 직선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모양을 잡아 볼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누군가는 그러더라구요, 자연에는 사실 직선이 없다고!

 

샘플 공간은 기본적으로 흙부대에 흙을 채워 쌓는 방식을 해보되, 구간 별로 계란판을 섞어 보기도

하고 소주병을 넣기도 했어요. 또 미장을 하지 않은 곳과 한 곳의 차이가 드러나 보이도록 놔두었어요. 

샘플
돌에서 시작해서 계란판 공법, 흙부대로 이어지는 구간별 샘플 모습

 

샘플2
계란판을 쌓아 올리는 방식, 병을 넣어 꾸미는 방식
흙부대 쌓기
아치도 만들고 흙부대도 마저 쌓아 올린 모습

 

흙부대로 높낮이를 달리 해가며 모양을 잡았으니, 미장을 할 차례 입니다.

미장은 1차 미장, 재벌미장, 최종미장 등으로 여러번에 걸쳐서 하는데요.

각 미장 반죽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1차는 그야말로 처음 미장을 하는 단계이므로 거칠게 표면을

메꾸어 주는 것이고, 재벌은 두번째 미장이니까 면을 부드럽게 마감해 줍니다. 마지막 미장 단계에서는

천연 페인트를 칠하기도 해요. 

 

흙 상태가 어떠했는지 기억한 것에 따라 1차 미장 반죽을 만들어 줬어요.

두물머리 흙 두 양동이에 황토 한 양동이 그리고 지푸라기를 넣어줍니다. 지푸라기는 흙이 잘 뭉쳐지도록

흙을 붙잡아 주는 역할을 해요. 짚은 동네 농부님께 얻었답니다:-) 짚을 구하기가 마땅치 않은 분들은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알맞게 넣으셔도 좋아요. 갈대나 심지어 머리카락도 된다고 하네요..!

 

1차미장반죽
1차 미장 반죽 
미장
1차 미장 
아치
벽돌 아치로 무엇이 보이시나요?:-)

 

 그늘진 자리였고, 작업 기간과 장마가 겹쳐서 비가 오는 날도 있었어요. 

그래서 만들어 본 샘플이 빨리 마르지 않았지만, 결국 재벌미장까지 잘 마쳐 완성했답니다.

 

완성

완성
완성! 아늑한 곳이 되었어요. 

 

이 곳이 한 차례 일단락 된 후에는, 흙부대가 아닌 흙다짐 공법으로 또 작은 공간을 만들어 보았어요.

먼저 흙다짐을 할 때 필요한 도구를 나무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도구
왼쪽부터 계란판 공법을 위한 틀, 흙 다짐 틀, 공이, 흙벽돌 틀 입니다. 촤라락~

 

흙다짐 방식을 이용해서 흙 벤치를 만들어 보았어요. 

다짐은 그야말로 위에서 공이로 흙을 켜켜이 다져주면 됩니다! 다지기만 한 건데, 흙이 정말 단단하게

변하는게 보이고 느껴져요. 층층이 쌓인 모습이 흙부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다지기
판판하게 흙을 다져줍니다
다짐
다짐틀을 떼고 나니 흙이 쌓인 모습이 드러나네요!
완성
두 사람을 위한 오붓한 흙벤치 완성! 

 

흙 작업을 하기로 마음을 모으고, 어떤 공간을 만들어 보면 좋을지 여러 그림을 그려 볼 수록

약속되고 합의된 방식만 생각하지 말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면 또 어떤 그림이 나오고,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해졌어요. 이번 흙 캠프에서는 자연에서 패턴의 영감을 얻고, 흙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나

모르는 사람이나 함께 흙투성이가 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