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물머리 초감도 프로젝트 농부공부

인터뷰 5 _ <두렁논> 심범섭, 심재법 농부 (3) / 산에서 밭을 한다는 것, 농업학교, 농산물을 소박하게 나누고픈 꿈, 부자의 기술

인터뷰 5 _ <두렁논> 심범섭, 심재법 농부 (3)

/ 산에서 밭을 한다는 것, 농업학교, 농산물을 소박하게 나누고픈 꿈, 부자의 기술

시간​ ​:​ ​ 2016. 9. 9.​ ​(월)​ ​낮 12시~6시

장소​ ​:​ '산으로 간 인문학' 두렁논 농장, 용담리1번지 일대 산과 밭

조사원​ ​:​ ​디온, 알록

 

산에서 밭을 한다는 것

재 : 보셔서 아시겠지만, 여기서 밭을 한다는 거는 여러 가지로 생각할 게 많더라고요. 밭이 다 되어있는 데에서 거름만 주고 물만 공급해줘서 작물심고 가꾸고 하는 것이랑 여기는 많이 달라요. 또 평지 농사하고 경사지 농사하고도 완전히 틀려요. 평지는 밭두럭을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상관 없지만, 여기는 경사지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물을 어떻게 빼야하느냐 이런 것들이 생각할 게 많아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장점도 있어요. 평지보다 경사진 밭이 일조량에서 더 유리해요. 그리고 바람. 환기가 잘 돼요. 그리고 배수가 잘 돼요. 어떻게 보면 평지보다 농사가 더 힘든데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해요.

디 : 그래서 어떤 밭들은 일부러 경사를 두어서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저희가 작년에 퍼머컬처 수업을 들을 때 이렇게 햇빛을 가두는 트랩이라 해서 U자형으로 된 밭을 에너지가 집중되는 곳으로 보거든요. 둘레에 나무가 있고.

재 : 네. 그리고 우리가 올라간 길이 있잖아요? 길이 양쪽 밭보다 조금 낮아요. 그건 홍수가 와서 강수량이 아주 많았을 때는, 물이 둠벙으로 모이고 길이 배수로가 되는 거지요. 길에다가 자꾸 돌을 깔아놓는 이유가 물이 아무리 흐른들 돌을 가져가지 못하니까 길이 망가지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경사지에서는 비가 아주 많이 왔을 때를 생각해서도 밭 만들기를 할 때 대비를 해야겠더라고요.

디 : 저희가 둘러본 이곳 전체 평수가?

재 : 3000평 좀 넘어요. 그런데 사실상은 저 나무들이 차지하는 면적이 4-5평씩 되기 때문에, 더 사실은 밭을 넓혀야 하는데, 여기서 나무 더 치기도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최소한으로 하는데도. 사실상 나무를 이렇게 자르잖아요? 그럼 이렇게 자라서 손을 쫙 뻗어요. 그럼 밭 작물이 햇빛을 받아야하는데 그늘이 생겨요. 사실상 이번 겨울에도 나무를 좀 쳐줘야 하는데... 그런데 아까운 나무가 또 많아요. 저쪽에도 소나무 있는데, 또 소나무는 못 치겠고.

디 : 이런 곳에 '숲밭'이라는 것을 적용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요. 꼭 숲으로써 기능하는 것만이 아니라 키가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서로가 그늘지지 않게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수종들을 단계를 설정해서 심어서 가꾸는 거죠.  저도 아직 공부가 많이 되지 않아서 다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요. 마치 인간과 야생의 영역 사이에 여러 단계들을 두어서 숲과 밭 사이가 단절되거나 상호 침범하지 않도록 일종의 전이대를 형성하게 디자인 한달까요? 그런 방법들이 있는데... 물론 과실수 같은 것들을 심으셔서 쓰실 수도 있고요.

재 : 좋으네요. 

범 : 처음 우리가 연못을 만들었는데, 처음으로 그 연못의 의미를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요. 이 공간에 사실 연못이 필요해요. 아까, 당귀 봤지만, 이 골짜기의 특징이 ‘수생식물이 많아요. 그래서 늪을 여러 개 만들어야 돼. 실은 골짝 전체가 늪이야. 그리고 옛날에는 논이 두 서마지기 있으면 그 옆에 둠벙이 의레 있었어. 그러면 그 둠벙에 송사리, 미꾸라지, 벌레들, 딱정벌레들 그렇 것들이 같이 살면서 공간의 어울림을 만드는, 경계를 왔다갔따 하는 존재들이 있거든. 나는 저 연못도 인간의 전용공간과 야생의 공간 사이에 상호 타협할 수 있는 전이공간같은 느낌이 있거든.

디 : 네. 그런 것 같아요. 일반 산이 아니고, 농사를 짓기에 좋은 곳 같아요.

범 : 응. 일반 산이 아니야. 늪의 특징은 암반 위를 덮거든요 그러면 그 위에 내리는 빗물이 내려가지 않고 찌지 하게 물이 고이는데, 연못도 아니고 둠벙도 아니고 찌지하게 그렇다고... 그게 늪인데, 여기가 다 그래. 

 

우리의 이야기는 물이 많이 나는 이 골짜기에 대한 찬양으로 흘렀다가, 다시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두텁게 하는 방법들, 그를 통해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더불어 살 것인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다시 흘러들어왔다.

 

재 : 고민을 엄청 많이 했어요. 이걸 잡아야 돼나, 어떻게 해야하나. 실제로 포수가 왔었어요. 그런데 포수도 짐승을 못잡아요. 저희가 몇 년간 참다가 오죽하면... 그런데 포수가 못잡아서 포기하고, 전기목책기를 설치했는데, 그 중에서 동물을 죽이지 않고 농사를 지어 농산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그게 제일 낫지 않는가. 올무를 친대거나 총으로 쏴서 죽인다든지 하는데. 잡아 죽여도 그게 몇 일이나 되겠어요?

디 : 농부님들이 많이들 고민 하시죠.

범 : 전기목책기를 해서, 그 개체들이 자기들끼리 수를 조절하게... 그렇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봐요.

 

농업학교, 새로운 삶에 대한 배움터

재 : 저도 자연농법이나 친환경농업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서, 양평 친환경농업대학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수준이 우리하고 안 맞고, 실제적인 것과 비교해서 생각할 게 별로 없더라고요. 

재 : 아부지하고 저하고 여기서 경험하면서, 어떻게 사람들하고 교류하고 농사짓고 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농업학교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느냐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느 정도 안정이 되어가면 여기서 만들어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어요.

다양한 종자
농막의 한쪽 면. 산에 있는 밭에 어울릴 작물들의 씨앗봉투와 메모들. 

범 : 도시에서 농업학교, 귀농귀촌학교 하잖아요? 농촌에 가서 무슨 사업을 해서 생존할 수 있다, 도시 사람들 못지않게 잘 살 수 있다, 새로운 직업을 형성할 수 있다 뭐. 그거는 좋아요. 하지만 그렇게 접근해서 귀농귀촌하는 사람들, 거의 80% 이상은 2-3년 안에 떠난다, 정착은 1-2명, 그것도 비참하게 정착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 달 수입이 60-80만원만 되어도 아주 양호한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것은 OO에, 동학 최시영 관련해 단체들, 농민회들, 선생님들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두 번을 가서 그 사람들과 밤새도록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 도중에, OO가 귀농 인구가 제일 많데요. 골짜기가 아주 많고 OO가 지원을 많이 한데요. 그래서 귀농귀촌 정책이 성공한 곳이라는데. 사람들이 대개는 더 성공적으로 살 수 있다고 해서 간다는 거에요. 그런데 그런 관점으로는 안 된다는 거에요. 공동체를 한다는 마음으로 가야하는데, 대안으로 새로운 삶을 모색해야지. 그래서 서울에서 책을 보면서 한 달에 한 두 번, 여기 와서 농사도 짓고 이야기해볼 수 있게 했으면. 그래서 1년이든 2년이든 해보고 좋으면 귀농해라, 그렇게 할 수 있는.

디 : 말씀을 듣고 보니, 이렇게 농장을 둘러보면서 오늘 이야기를 들었잖아요? 이렇게 저희가 이야기를 들은 것이 그런 학교가 아닐까요.

재 : 맞아요.

범 : 맞아요. 그런 거에요. 예전에 보면 할머니가 얘야, 이렇게 저렇게 해라, 그렇게 옛날 전통방식은, 얘야 오늘은 우리 콩밭 매러 가자, 그러면 온 가족이 다 같이 가서 매면, “아이야, 그렇게 하는 게 아니야. 뿌리 다쳐.” 이러면서 가르치고. 밭고랑을 나가면서 거기가 학교라. 인생학교고 철학교실이여.

디 : 저희가 얘기를 듣자하면 몇 일이 걸릴 것 같은데요.

알 : 내년에 농부학교가 가장 가까운 목표신가요?

재 : 꿈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과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애요.

범 : 일단 교재를 만들어야 하는데.

두렁논 간판
두렁논 간판. 이곳의 철학을 잘 보여준다.

 

농산물을 소박하게 나누고픈 꿈

디 : 궁극적으로 이 농장을 통해서 이루고 싶으신 게 있으신가요?

재 : 농사지어서 우리 주위의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고 싶은 소박한 목표를 가지고 있어요. 거창하게 돈 많이 벌겠다 그런 마음은 아닌 것 같고.

범 : 아니야, 나는 돈 벌리면 쌓아놓을 거야. 웃음.

디 : 돈도 벌리면 좋지요.

지도
두렁논 농장 운영계획도. 드넓은 땅에 대한 다양한 구상들이 있다.

범 : 우리가 절실하게 느낀 거는, 농민으로서의 자세, 이런 것이 옛날의 소박했던 삶이 아니라, 숙성된 지식으로 접근하는, 또 철학과 사상이 있어야 된다, 그래서 인문학적 지식과 과학이 반드시 결합되어야만 농사가 제대로 된다. 그래야 그렇게 해서 농사가 제대로 되어야 다른 사람들이 믿는다. 왜냐하면 자본주의는 이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데 실패했어요. 자본주의적인 삶으로 경쟁을 통해 먹거리를 만들고 판매하겠다는, 자본주의적 생산방식을 갖고 양을 많이 만들겠다, 기업농을 해야겠다, 그런 것을 가지고는 이제 소비자의 믿음을 확보할 수 없다고 봐요. 이제 유기농이라고 해도 안 믿어요. 화학비료 안 줬다고 해도 안 믿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 와서 살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두렁논에 비료 줬대,’라고 해도 ‘에이, 거기는 그럴 사람들이 아녀.’ 하는 게 되면 된다는 거지. 농민이라면 그런 문화로 사상과 철학을 가지고 농사에 접근을 해서 농산물을 만들면 분명 자본주의적인 대량생산은 안 될 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해서 만들어 믿고 내놓으면, 팔려요. 우리가 김치를 만들어서 파는데, 남들이 2500원이라고 해도 내가 “아니야, 어림없어. 6500원이야!” 라고 했어요. “너무 비싸잖아요!” “그럼, 내가 사기칠 것 같애?” 왜 모든 공산물은 생산자가 가격을 매기는데, 왜 농산물은 안 그러냐. 그래서 나는 두렁논은 두렁논에서 값을 결정한다! 내가 6500원을 받아도 얼마 안남어. 즉, 양심을 가지고 김치를 하려면 6500원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우리가 계산을 해봤어요. 우리가 2500원에 하려면 마늘도 중국산 해야하고, 새우젓이 5만원짜리부터 80만원짜리까지 있어요. 우리는 비싼 거 사와요. 양심껏 사는 거에요. 만약에 너무 많이 남으면 김치를 더 줄거고, 안남으면 더 받을 거에요. 그랬더니 첫 번에는 우리 가족들이 우리 장사 다 망했다고 그랬는데, 얼마 있다가 ‘어, 이 말이 맞는데. 당당해야해!’ 라고 동의해주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농민이 농산물 양심껏 짓고... 우리가 감자, 2만원에 팔아요. 이제까지 두렁논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은 하루 이틀 만에 다 나갔어요. 항상 모자라요. 그건, 스스로 당당하게 했기 때문에. 그건 우리 스스로 나쁜 짓은 안 했어요. 그래서 우리 농민이 소비를 줄이면서 먼저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값을 내놓으라고 해. 그러면, 소비자들도, ‘아 저 사람 믿을만 해.’라고 해요. 저는 그런 태도가 농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고 봐요. 그러니 농민들도 스스로 자기변화의 시기가 왔음을 인식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하지 않을까... 그런데 우리는 엉터리야. 우리 맘대로인 거야.

디 : 엉터리라뇨. 웃음.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 또 보고 싶은 것들이 있으니까요. 밑으로 내려가시죠.

 

사실 많은 농부들은 큰 꿈은 아니라고 말한다. 정직하게 가꾼 것을 신뢰 관계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소박한 삶을 영위해가는 것. 하지만 그것을 위해 가격결정을 할 때는 많은 갈등과 부침을 겪는 것 또한 현실이다. 양심있게, 소박하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비용에 대해 더 많은 인식의 변화들이 필요한 이유다.

 

부자의 기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비탈 밑으로 내려가려는데 뭔가 굴뚝같은 게 갑자기 보였다.

 

디 : 이거는 어떻게 만드신 거에요?

범 : 아니, 뭐, 이거는.

재 : 아버지는 옛날 시골분이라서 이런 걸 잘 알아요. 그냥 급해서 여기 있는 돌 긁어가지고, 흙 긁어가지고 물 부어가지고 만드셨어요.

범 : 이게 옛날 시골 방식이여.

화덕
심범섭 농부가 손으로 만든 화덕. 질문을 하니 갑자기 주변에서 마른 옥수수 껍질과 휴지 조각들을 가지고 불을 피워주셨다.
불꽃
3분도 안 되어서, 불이 활활 솟아올랐다.

재 : 여기다가는 냄비 올려놓고, 여기는 철판 같은 거 올려놓고 고기 구워먹고 하죠.

디 : 옥수수 껍질이 잘 타네요. 그러고 보니 옥수수가 참 매력있는 작물 같아요. 맛도 좋고, 밥 대용도 되고, 녹비도 되고, 피복도 하고, 불도 떼고 거름도 되고.

범 : 여기 작은 구멍은 찌개 끓이구, 여기 큰 거는 고기 굽고.

알 : 이중 구멍이네요. 우와, 짱이다.

디 : 우와. 이런 걸 진짜 배워야 돼요. 다음에 저희가 고기 사오면 되나요? 웃음.

재 : 옛날 어른들은 산에 갈 때 냄비 하나만 들고 가서 바로 불 떼고... 그리고 아버지는 시골에서 자라셔서 샘을 파고 그런 거를 많이 보셨대요. 그래서 여기 파보면 물 나오겠다, 그래서 파보면 나오고, 물을 또 마실 수 있게 만들고 다 하시더라고요.

범 : 아마, 우리가 마지막 세대일 거에요.

재 : 길게 또랑 파듯이 파서 호스를 관을 파서 물을 유인해서 빼내고, 그것에도 기술이 있어요. 물만 빠지게 되면 물이 잘 안 나와요. 위에서 물이 빠질 수 있는 공기, 드레인을 올려주고. 호수 끝에서 양쪽에 ... 한 군데로만 물이 들어가지 않게. 분산이 되게.

디 : 그런 작업할 때 도면이나 이런 것 만들어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재 : 웃음. 그런 건 없어요. 그때 그때.

범 : 임기응변이랄까, 그런 능력을 키워놔야 그래야 자연에 가서 살 수 있어요. 자연은 시시 때때로 변화하니까.

재 : 사이폰 방식은 관을 세로로 놓고 양쪽에서 홈을 내서, 남는 공간에 자갈을 채워 넣어요. 그래야 물이 고여요. 그래서 어느 정도 채워지면 비닐을 채워서 건수가 안 내려가게... 그래서 비가 오면 건수가 내려와서 합쳐지니까. 저도 잘 몰라서, 아버지는 그걸 다 아시더라고요. 옛날 분들은 기가 막히게 아시대...

우리는 내려가는 길에, 산꼭대기로부터 솟는 샘물을 관으로 잘 빼놓은 것을 한 바가지씩 퍼 마셨다. 내려가는 길에는 멧돼지가 파놓은 흔적도 있었다. 새들은 찍찍거리면서 우리를 따라왔다. 그렇게 아래 농장에 다다라서는 다시 '인간의 영역'이다.

디 : 여기도 부뚜막이 있네요.

아궁이
곤드레를 삶거나 잔치할 때 수육을 삶을 때 쓰는 아궁이. 두 농부의 공동 제작품으로, 아버지 심범섭 농부가 흙과 돌로 아궁이를 만든 자리에, 아들 심재법 농부가 화구 부분을 철심으로 만들어 붙였다.

범 : 네. 곤드레 삶고. 사람들 오면 돼지머리 하나 넣고 삶고.

디 : 이것도 아버님 솜씨세요?

재 : 네. 

범 : 아니, 이건 내가 흙으로 대충 해놓으며는 우리 아들이 또 이렇게 철심 밖아주고...

디 : 이거 두 분이 기술자로 나가셔도 되겠는데요? 웃음.

 

농막 안 작업실에 이르자, 또  철심으로 만든 거대한 뭔가가 보였다. 생김새만 봐서는 도무지 뭔지 알 수 없었다.

 

디 : 이거는 뭔가요?

재 : 이거는 포크레인 이빨에 끼워서 밭 갈고 감자 캘 때 쓰는 건데요. 이걸로 캐면 감자가 하나도 안 다쳐요. 밭에 흙 섞을 때도 슥슥 긁으면 되고.

디 : 와아. 하하하하. 원래부터 쇠 다루는 것 좋아하셨나봐요?

재 : 네. 좋아해요. 웃음.

고구마나 감자를 캘 때 쓰는 포크레인 앞 쇠스랑
고구마나 감자를 캘 때 쓰는 포크레인 앞 쇠스랑. 심재법 농부가 직접 제작했다.

농부들이 손수 만든 또다른 아궁이, 상자에 다리 달아놓은 것, 그리고 포크레인 앞에 달아 감자 캘 때 쓰는 거대한 쇠스랑을 볼 수 있었다. 무언가 외부세계와는 좀 다른 세계임에는 틀림없는 공간이었다. 아버님도, 아드님도 손재주가 보통이 아니셨다. 뚝딱뚝딱, 앞으로 이곳은 어떤 모습이 될까?